산업화된 장류와 전통 수제 장의 성분 비교 분석

마트에서 파는 된장과 시골 할머니가 담근 된장, 정말 뭐가 다를까요?

“그냥 손맛 차이겠지” 싶지만,

실제 성분을 분석한 연구들은 원료 가짓수부터 아미노산·항산화 성분까지

뚜렷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데이터로 확인해 봅니다.


“공장 된장 vs 시골 된장” 논쟁, 데이터로 풀어보자

마트 된장 코너에 서면 종류가 참 많습니다. 대기업 제품, 전통식품 명인 제품, 저염 제품까지. 흔히 “공장 된장은 감칠맛이 균일하고, 전통 된장은 깊은 맛이 있다”고들 하지만, 이런 말은 대체로 ‘느낌’에 근거합니다.

그렇다면 실제 성분 은 얼마나 다를까요? 다행히 국내 식품과학 연구진이 시판(개량식) 된장과 전통 재래식 된장을 실제로 분석해 비교한 자료들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연구 데이터를 근거로, 두 종류의 장이 원료·염도·아미노산·항산화 성분에서 어떻게 다른지 객관적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된장이 발효되는 근본 원리는 된장 숙성 중 일어나는 발효 미생물의 과학적 원리 글에서 다룹니다.)

차이의 출발점 — 원료부터 다르다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이 들어갔느냐’ 입니다.

전북대·광주여대 연구진(남동건·김지현, 2021)이 시판 된장과 전통 된장의 원·부재료를 분석한 결과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¹

시판 개량식 된장 은 원·부재료가 무려 10~11종 에 달했습니다. 주원료인 메주콩 외에도 밀가루, 정제소금, 메주 분말, 발효콩 메주, 채소농축액, 기본 육수, 코지(koji), 향료 등이 들어갔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현대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전통적 풍미와 발효 정도를 조절하기 위해 첨가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¹

반면 전통 재래식 된장 은 원·부재료가 단 2종 이었습니다. 즉 메주콩과 죽염만 으로 만들어진 것이죠.¹

구분시판 개량식 된장전통 재래식 된장
원·부재료 수10~11종2종
주원료메주콩메주콩
소금정제소금죽염(또는 천일염)
기타 첨가밀가루, 향료, 육수, 채소농축액, 코지 등없음

한마디로, 시판 된장은 ‘맛을 설계한 제품’이고 전통 된장은 ‘재료 그 자체’라는 차이가 원료 단계에서 이미 드러납니다.

만드는 방식의 차이 — 천연발효 vs 균주 접종

원료뿐 아니라 발효 방식 도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이 차이는 ‘메주’에서 시작됩니다.

발효명인 이인자 씨의 설명에 따르면, 전통 메주는 전형적인 ‘천연발효(Wild Fermentation)’ 방식입니다.² 실험실에서 배양한 특정 균을 넣는 것이 아니라, 볏짚과 공기 중에 떠다니는 다양한 미생물—효모, 유산균, 곰팡이, 고초균 등—에 의존해 발효가 이뤄집니다. 그 결과 “고초균, 유산균, 곰팡이 등 다양한 미생물이 조화를 이루며 깊고 복합적인 맛과 향”을 냅니다.²

하지만 여기엔 대가가 따릅니다. 자연에 의존하는 만큼 발효가 일정하지 않고, 잡균 오염에 취약하며, 품질 편차가 크다 는 것입니다.²

이 한계를 극복하려고 등장한 것이 산업화된 개량 메주 입니다. 선택된 특정 균주 4종(Aspergillus oryzaeBacillus subtilisRhizopus spp., Penicillium spp.)을 조합해 접종함으로써, 위생적이고 균일하게, 대량으로 발효시킬 수 있습니다.² 산업 환경에서는 매우 유리한 방식이죠. 다만 “자연 발효 메주가 지닌 미생물의 다양성과 다채로운 풍미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명인의 진단입니다.²

전통 방식은 ‘자연이 주는 예술’, 산업 방식은 ‘설계된 과학’이다. 둘은 우열이 아니라 지향점이 다르다.

성분은 얼마나 다를까 — 아미노산과 항산화

이제 가장 궁금한 부분, 실제 영양·기능 성분 차이입니다. 앞서 언급한 2021년 연구는 여기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필수아미노산(단백질 품질) 에서 차이가 확인됩니다. 연구에서 고문헌(산가요록) 방식으로 재현한 전통 된장 중 하나(CSJ, 검은콩·누룩 사용)는 총 필수아미노산이 1,777.79mg/100g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¹ 또한 단백질 소화율 보정 아미노산 점수(PDCAAS)도 이 전통 재현 된장이 0.49로 시판 된장보다 높았습니다.¹ 연구진은 “고문헌 속 제조 방법이 현대 상업용 된장보다 영양학적 측면에서 우수함을 재확인시켰다”고 결론지었습니다.¹

다만 균형 잡힌 시각도 필요합니다. 감칠맛의 핵심인 글루탐산은 오히려 시판 된장(CKT) 시료에서 2,423.41mg/100g으로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¹ 코지 등을 활용해 감칠맛을 ‘설계’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시판 된장이 무조건 성분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며, 항목에 따라 강점이 갈립니다.

항산화 성분 도 살펴봤습니다. 총 폴리페놀 함량은 전통 재현 된장(GCJ, 기화청장)이 2.59%로 높았고, 항산화 지표인 ABTS 라디칼 소거능도 전통 재현 된장(NCJ)이 64.55mg AA eq/g으로 우수했습니다.¹ 다만 DPPH 소거능에서는 일부 시판 된장(CDT)도 전통 된장에 못지않은 값을 보여, 항산화 역시 제품별 편차가 있음이 확인됐습니다.¹

염도와 산도 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제조 방식에 따라 산도가 시료 간 2~3배 차이가 났고, 전통(고문헌 재현) 된장의 염도가 시판 된장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¹ 전통 방식이 저장성을 위해 소금을 더 넣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한눈에 보는 종합 비교

항목산업화(시판·개량식) 장전통 수제 장
원료 수많음(10~11종, 첨가물 포함)적음(2종, 콩·소금 중심)
발효 방식특정 균주 접종(균일·위생)천연발효(미생물 다양)
품질 균일성높음(편차 적음)낮음(편차 큼)
풍미설계된 감칠맛, 일정복합적·깊은 맛, 변동
필수아미노산상대적으로 낮은 경향높은 경향(연구 사례)¹
감칠맛(글루탐산)높을 수 있음(코지 활용)원료에 따라 다름
항산화 성분제품별 편차대체로 우수하나 편차 있음
생산성·가격대량생산, 저렴소량, 상대적 고가

결론적으로, “전통이 무조건 우월하다”기보다는 전통 장은 영양·항산화·복합 풍미에서 강점을, 산업 장은 균일성·위생·경제성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된장을 골라야 할까

정답은 없습니다. 목적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깊은 맛과 영양, 재료의 순수함을 중시한다면 원재료가 단순한(콩·소금 위주) 전통 재래식 이 어울립니다. 성분표를 볼 때 첨가물이 적은 제품이 여기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매번 일정한 맛으로 실패 없이 요리하고 싶고 가격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품질이 균일한 시판 개량식 이 실용적입니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제품 뒷면의 원재료명을 확인하는 습관 입니다. ‘메주콩, 소금’처럼 재료가 단순한지, 아니면 여러 첨가물이 들어갔는지만 봐도 그 된장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앞선 연구가 보여주듯, 원료의 단순함이 곧 성분의 차이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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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및 출처

  1. 남동건·김지현(2021), “고문헌 유래 재래식 된장의 제조 방법에 따른 품질 특성”(Analysis of traditional Korean soybean pastes ‘Doenjang’), 『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지』 28(2), 169 — 시판 된장(원부재료 10~11종) vs 전통 재래식(2종) 원료 비교, 총 필수아미노산 254.93~1,777.79mg/100g, PDCAAS, 총폴리페놀·DPPH·ABTS 항산화 비교. https://www.ekosfop.or.kr/archive/view_article?pid=kjfp-28-2-169
  2. 이인자(발효식품 명인), “[이인자의 발효 이야기] ‘천연발효 메주’와 ‘개량 메주’의 공존”, 울산제일일보 — 전통 메주(천연발효)와 개량 메주(균주 4종 접종)의 방식·풍미·위생 차이. http://www.uj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368409
  3. “국내 시판된장 및 재래된장의 품질 및 항산화 특성”(한국식품영양학회지) — 시판 된장 22종의 pH·염농도·당도·항산화 비교 연구. https://www.kci.go.kr
  4.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NAQS), “전통식품 된장의 특성 규명을 통한 품질 지표 제시” — 전통된장의 높은 콩 함량과 아미노산·소야사포닌 함량.

※ 본문에 인용한 성분 수치는 특정 연구의 실험 시료 분석값으로, 모든 시판·전통 제품을 대표하지 않으며 제품별 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된장의 건강 기능성은 연구에서 보고된 내용으로 특정 질병의 예방·치료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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